Green  Pencil 엠디메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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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안개] 우천(雨天)
    2018.09.22
    공원은 한적했다. 사람도 거의 없었고, 어둑해지는 시간이니만큼 유입되는 보행자도 별로 없었다. 깜빡, 깜빡, 하며 가로등이 일제히 빛을 발하며 켜진다. 그 불빛에 그림자가 지는 나무들. 잘 닦인 산책로에는 어둠과 빛이 아련하게 섞여 마치 흐릿해보이는 시야가 연출되고 있었다. 몬트 왓슨은 여전히 아릿한 몸을 이끌었다.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었지만 본디 불편했던 다리 한 쪽을 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살짝 어긋나는 발소리. 깊게 숨을 들이쉬며 공기를 만끽했다. 폐에서부터 기도로 빠져나가는 숨이 기분 좋게 귓속을 간질이고 있을 무렵이던가. 다른 이명이 퍼지듯 나긋한 목소리가 공원을 가로질렀다. "오랜만이예요. 왓슨 씨." 왓슨에게도 익숙한 사람이었다. 여지껏 직장에서… 부득이하게 함께 했었던 교수. 제임스 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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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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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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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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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셸한결] Satisfy
    2018.05.05
    "왜 그래, 잠이 안 와?" 잠을 뒤척이는 이불소리가 넓은 방을 채우고 있었다. 한결은 몸을 뒤집으며 미셸을 물끄러미 응시한다. 그의 뺨에 손길이 닿는다. 부드럽게 쓰다듬는 손가락이 걱정스러움과 함께 온기를 품었다. 떨어져나가자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그. "선배님 계속 보고 싶어서 그런가봐요…." 작은 웃음소리가 흐른다. 그래? 하고, 미셸이 소근거렸다. "나도 한결 씨가 계속 보고 싶어." 잔잔히 흐르는 웃음이 장미향을 품었다. 팔을 살짝 움직여 한결에게 가까이 다가가 누운 미셸은 부드럽게 그의 머리를 감싸 끌어당긴다. 쪽, 가볍게 이마에 닿은 입술이 상냥하다. 유리 조각상을 만지듯 섬세하게 토닥임이 전해져온다. "하지만 안 자면, 내일 나를 볼 시간이 더 줄어들잖아?" 아. 하고, 한결은 뭔가를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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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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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죠히로] 재고(再考)
    2018.04.28
    딸깍, 아무도 없는 실험실에서 문을 잠근 쿠죠는 곧바로 눈동자를 옮겨 히로를 바라보았다. 아무렇지도 않게 서 있는 제 눈에 사랑스러운 후배. 그럴 리가 없었다. "…히로. 설명해 봐." 여러가지 감정으로 점철된 히로의 얼굴이 쿠죠의 눈동자 속으로 빨려들어왔다. 뻔뻔하기도 하지. 입을 굳게 다문 채. '제가 뭘요?'하고. 여느 때처럼 어깨를 으쓱이기라도 해 줘야지. 모든 증거가 히로를 가리키고 있었다. 곳곳에 남은 중요 서류를 뒤진 흔적들. 훼손된 서류의 내용이 여과없이 발간된 그날 자 신문. 유언비어라고 변명하며 버티기엔 너무나도 정확한 사실들이었다. 물밑에서 병원에 대한 의심이 사그라들질 않았다. 누가 감히 이 아래에 연구소가 있다는 사실을 조사하려 하겠는가. 하는 안일한 생각이 화를 불러일으켰다. "..
  • [타카타다] 마모되다
    2018.04.22
    자는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매번 바깥으로 새어나가는 온갖 비명과 묘한 소리들에 꼬맹이들이 걱정하는 것도 이해는 갔다. 아무 것도 모르는 녀석들이 보기엔 평범한 사람이었을 테니까. 천천히 숨을 고르게 내쉬는 타다시의 몸을 눈을 굴려 훑어보았다. 소라의 몸. 타다시의 몸. 이제는 섞였다. 유스케는 눈꺼풀을 끔뻑였다. 그가 섞어버렸다. 설사 그 아이가 어떻게든 세상에 존재한다 해도…, 이 몸으로 되돌아오려고 할까? 내가 잔뜩 뒤틀어버린 이 몸에? "…." 입술을 꽉 깨물었다. 서투른 짓을 해 버린 게 아닐까. 그저,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지 못했던 게 아쉬웠다. 이제는 그 아쉬움만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찾으려 했다. "여차하면…." 새로운 몸을 구해다 줄 수도 있긴 하지만. 뒷말은 삼켰다. 곤하게 자는..
  • [미셸한결] Constant Castle
    2018.04.21
    보드랍고 새까만 머리카락이 미셸의 손가락 사이를 지나간다. 잔잔한 노랫소리가 들리는 리무진 속에서, 이리도 마음이 편했던 건 얼마만일까. 믿음을 나눌 사람이 함께한다는 건 아주 좋은 일이었다. 새로운 거처를 마련해 근처를 돌아보았던 게 근 일주일 째. 자신도 덩달아 신나긴 했지만, 모든 게 새로웠던 한결 씨는… 더 피곤했겠지. 허벅지를 베고 누운 그의 머리카락을 한 번 더 쓸어 보며 후후 웃었다. "오늘은 멀리 나갔으니까." 한결 씨가 좋아하는 바다. 밤바다를 보러 갔었다. 고요한 파도소리. 너울거리는 지평선. 해가 끝까지 떨어져 짙은 푸른빛을 발하는 하늘. 조용히 돌아가는 등대빛을 비추는 수면. 둥글게 각진 달이 일렁이도록 보이는 해변가에서 파스락거리는 모래알을 밟았다. [배우님!] 환하게 웃는 그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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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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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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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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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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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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