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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프강 X 다이 ] [ 다이 X 울프강 ] 리버시블





 "한 명만 빼면 모두 친절합니다. 한 명이요? 다이라고… 당신 스승 말입니다. 그 사람과는 엮이고 싶지 않습니다."

  그 이야기는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다. 울프강은 눈가를 살짝 찌푸렸다. 다이. 그 작자는, 생각하면 할수록 기분나빴다. 적당한 길이의 금발에, 둥글면서도 뚫어지게 상대방을 쳐다보던 짙은 푸른색과 보라색의 눈동자. 쓸데없이 톡 찍혀진 오른쪽 눈 아래의 눈물점. 항상 당당하던 미소에 치가 떨렸다. 그 자는 나에게 그런 말을 하고서도, 온전히 사라질 수 있었던가.


  그리 많은 시간이 지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가 벌써 가물가물하다.

  아니다, 그의 모습은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었다. 그 일이 있고 나서는, 그럴 수 있을 리가 없다. 얼굴이 몇 번이나 생각나고, 화가 난 뒤엔 허탈감이 몸을 짓눌렀다. 가끔은 꿈에서까지 괴롭혔다. 그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울프강. 뭘 그렇게 신경쓰고 있어?"

  "별 것 아닙니다. 당신이야말로, 공방은 어쩌고 왔습니까."

  다이는 슬쩍 옆에 앉아 울프강을 뚫어지게 바라보았었다. 몇 초. 몇 분. 이제는 턱을 괴고 제 애완동물을 구경하듯이,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얼굴을 이 쪽으로 완전히 돌리고 있었다.

  "대답, 안 합니까?"

  "울프 보러 왔지."

  "이상하게 이름을 줄이지 마십시오."

  다이는 살풋 웃으며 굽혔던 허리를 쭉 폈다. 기지개를 켜듯 몇 번 오른쪽, 왼쪽 허리를 기울이다가 높이 올렸던 팔을 내리며 울프강의 어깨에 안착했다. 어깨동무. 끌어당긴다.

  "…공방은 어쩌고 왔습니까."

  "나 그거 들었으니까, 한 번 더 말 안해도 괜찮아."

  "…."

  껴안았다. 그의 머리카락이 관자놀이께를 간질였다. 떼어내려고 팔에 힘을 약간 주었지만 그를 거세게 밀쳐낼 수가 없었다. 심장이 부딪혔다. 박동이 온몸의 감각을 돌았다. 손가락 끝에서조차 두근거림이 느껴졌다. 이건.

  그를 밀쳐냈다.

  "…울프강. 처음엔 받아주면서."

  "…."

  "왜 오래 하는 건 안 돼?"

  "…."

  "삐졌어?"

  "안 삐졌습니다."

  다이는 볼을 살짝 부풀렸다가 피식 웃어버리며 바람을 뺐다. 손이 울프강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가만히, 손길을 받았다.

  "저는 당신의 애완동물이 아닙니다. 다이."

  "되어 줬으면 좋겠는데."

  "안 된다고 했잖습니까."

  "열 번 찍어봐야 공방 주인이지."

  "안 넘어갑니다."

  "알겠어, 알겠어."

  다이는 그 뒤로, 몇 번이나 울프강에게 구애를 했다. 노골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울프강에게는 충분히 기분이 나쁠 만도 했다. 애완동물이라니. 그의 앞에서 애교라도 부리란 말인가? 성격에 차지 않는 행동이다.

  그저 곁에 있어달라는 뜻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그의 구애가 열 번째에 도달했을 때였고,

  그는 그 뒤로, 공방을 떠났다.


  "언제쯤이면."

  "?"

  "아닙니다. 그럼 가 보도록 하죠."

  다이의 제자는 돌아가는 울프강의 뒷모습을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스승님은 언제쯤 돌아오실까.






Fin.

Posted by MD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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