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키산킨]환생

닌타마 2016. 6. 6. 02:24

*Commission

From. MD


For. Nohae님

 

 


 

 

 

  전학은 새로운 시작이라고들 하던가. 킨고는 이제 막 옮겨진 침대 위에 걸터앉아 심호흡을 했다. 풀풀 날리는 먼지는 없지만 조금은 다른 냄새. 옛 집과 멀리 떨어져 있는 이 장소는 오늘부터 소년의 집이다. 부모님은 아직 일이 처리되지 않았던지 현관 안팎으로 수 차례 들락날락하고 계신다. 바쁘네. 하고 킨고는 생각한다. 피곤하다. 부모님이 말씀하시기로는, 전학 수속을 밟은 새로운 학교도 꽤 괜찮은 곳이라고 한다. 조금 멀지만, 이라는 조건을 조심스럽게 말했었으니 가는 길은 험난할 것 같지만. 걸어 다녀야 하나. 자전거를 하나 마련해서 타고 다니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가는 길이 구불구불하진 않을지, 혹시나 귀찮은 사람들에게 말려들기 좋은 구석진 곳을 지나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거리가 늘었다. 일단은 이삿짐을 치우던 피곤한 몸을 뉘이고 쉬어보도록 할까. 아직 시끌시끌한 바깥의 소음을 귓등으로 흘린 채, 킨고는 잠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제는 익숙해져야 할 소년의 집에서.

  귓바퀴를 돌던 소음이 서서히 줄어든다. 웅성거리는 소리가 물속에 있는 것처럼 어렴풋하게 들린다. 답답해서 귓속을 만지작거렸다. 피부와 손가락이 마찰하는, 부스럭거리는 소리.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아 소름이 끼친다. 동시에 몸이 무거워져서, 움찔했다. 팔이 몸에 짓눌러져서 쥐가 났다. 찌르르한 손을 움켜쥐었다가 펴 본다. 애매한 감각의 느낌이 그리 기분 좋진 않아서 억지로 눈을 떴다. 바람도 불지 않고, 뭔가가 얼굴에 내려앉는 듯한 포근한 기분.

  이상한 광경이 눈 속으로 들어온다. 옛 사람들이나 많이 쓰던 낡은 마룻바닥에, 미닫이문이 눈 앞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 맞아. 오늘도 수업을 들어야 한다. 도이 선생님께서 기다리고 계실 거야. 습관적으로 이불을 개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키산타는 이미 나가서 누군가와 놀고 있는 거겠지. 방금 막 문을 나섰는지, 끊겨 있는 민달팽이의 흔적이 바닥에 잔뜩이다. 한적한 방 안이 텅 비어서 살살 걸어도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바깥에서는 간혹 웃음소리가 가까이 왔다가 멀어진다. 다들, 아침부터 기운도 좋기는.

  문을 열까. 고민했다. 분명 햇살이 내리쬐고 있을 게 뻔한데, 문을 열기 망설여진다. 왜일까.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 어째서 문에 다가간 손이 멈칫하는 걸까. 손가락 끝이 떨렸다. 이상해. 평소와는 달라. 얼른 문을 열고 나가서, 검술 연습도 해야 하는데. 불안한 마음을 무릅쓰고 손을 뻗어 잡았다. 햇빛이 문틈을 비집고, 서서히 들어오기 시작한다. 소년은 눈 안쪽을 비집고 들어오는 햇빛 때문에 눈을 가늘게 떴다가, 꾹 감았다.

  그리고 퍼뜩, 눈을 뜬다. 익숙한 꿈.

  ‘요즘 들어 자주 꾸네.’

  킨고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앉은 채 멍하니 꿈을 생각했다. 어릴 적부터 꾸준하게 꿨던 똑같은 꿈. 이전에는 예지몽이라고도 생각해본 적이 있었지만, 애초에 예지몽이라면 옛 배경일 리가 없으니 절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건 도대체 무슨 꿈일까. 그냥, 익숙해졌으니까. 그 정도로 치부하고 넘겼다. 몇 년 동안 이렇게 그 꿈을 깊숙한 곳에 묻었다. 별 거 아닐 거야. 최근엔 이사 문제로도 스트레스가 쌓였으니까, 그만큼 많이 꾸게 된 거겠지.

  현실 속의 아침. 첫 등교이니만큼 차를 타고 몇 분 지나지 않아 도착한 학교는 적당한 크기였다. 이제 막 지나온 정문과 복도가 아직은 이질적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언제쯤이면 이곳이 익숙해질까. 나름대로 노력해보기는 하겠지만 일주일 정도는 낯선 곳이라고 마음 깊숙한 곳에서 외치고 있을 것이리라. 교무실에서 간단한 인증을 거치고 서류를 전달한다. 이쪽 반으로 들어가면 되겠네. 하는 선생님의 말씀은 소년이 아닌 부모에게로 갔다. 자기의사는 필요치 않다는 건가. 조금 기분이 나빠졌지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적당히 웃고 있었다.

  담임이 될 선생은 착실해 보였다. 뭔가 힘든 일이 생기게 된다면 언제든지 찾아오라 하셨고, 아마도 자신의 반 아이들은 괜찮을 거라고도 덧붙였다. 그럼 다른 반은 그리 괜찮지 않다는 뜻인가? 미묘했으나 일단은 넘어갔다. 그걸 걸고 넘어가자면 선생님이 당황할 것 같았으니까.

  복도에서 이어진 창문이 시원한 바람을 들여보냈다.

  칠판 앞에 서서 분필을 집어 들어 이름을 한 자씩 흰 글씨로 써 보인다. 분필가루가 조금씩 날려 코를 간질인다. ‘미나모토 킨고’. 마침표를 찍고, 뒤돌았다. 그리고 예의상 입을 열어 자기소개를 한다.

  “미나모토 킨고. 잘 부탁해.”

  그리고 예의상 터져나오는 박수. 그럭저럭 무난한 시작이다. 네 자리는 저 쪽이야. , 가서 앉으렴. 배경음악처럼 들려오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멀다. 어렴풋이 알아듣고는 가리켰던 자리를 찾아 가 앉는다. 이제, 옆 짝이 된 아이가 말을 걸어오겠지. 잘 짜여진 레파토리다. 큰 사고는 없었으니 여기서도 잘 해낼 수 있을 거라 했던 부모님의 말에 조금 신뢰가 쌓였다. 방금 전까지는 말이다.

  “킨고라고 하는구나! 난 키산타. 잘 부탁해.”

  ‘키산타, 키산타. 정신 차려.’

  “?”

  멍하게 짝이 내민 손을 쳐다보았다. ? 하고 되물어오는 소년. 키산타의 눈이 휘어진다. 웃는 인상이구나. 좋은 얼굴이야. 방금, 그건 잘못 들은 건가? 고개를 약간 젓고 나서, 킨고는 키산타의 손을 덥썩 잡았다. 키산타가 그걸 기다렸다는 듯이 수차례 손을 흔든다.

  “잘 부탁해. 키산타.”

  ‘또 만나야 해.’

  어라. 어지럽다. 환청? 익숙한 목소리다. 꾹 참고 웃음을 유지한 채, 키산타의 손을 서서히 놓았다. 괜찮겠지. 이사 첫 날이라서 긴장한 걸 거야. 게다가 첫인상부터 안 좋은 모습을 보일 수야 없지. 소년은 의자에 제대로 자리 잡고 앉아, 키산타가 책상의 중심으로 슬쩍 밀어 주는 교과서를 함께 보았다. 순탄한 학교생활이 시작될 것이라 믿었다.

  수업이 시작됐다. 수학 공식이 몇 개씩 칠판 위를 뒹굴었다. 눈에 들어오지는 않지만 이미 예전 학교에서 본 적이 있는 것들이라, 딴청을 피웠다. 공부하는 척을 하며 키산타의 책을 손가락으로 훑기도 하고, 슬쩍 눈을 돌려 수업에 집중하는 키산타의 얼굴을 훑어보기도 했다.

  ‘안 돼, 키산타, 그 쪽으로 가면!’

  ‘미안해. 킨고.’

  푸욱. 얼굴 앞에서 피가 튀었다. 따뜻했지만, 금세 차갑게 식어버리는 액체는 누구의 것인가. 킨고는 오열했다. 키산타의 앞에서 한참 눈물을 흘렸다. 전쟁터의 소음이, 그의 울음소리를 묻어버린 채. 키산타는 손을 떨구었다.

  “킨고?”

  “! 미안해.”

  문득 키산타의 손을 스쳐지나간 소년의 손이, 무심코 손가락을 잡고 놓아 주지 않았다. 부끄럽다. 분명 이상한 애라고 생각했을 거야. 얼굴이 붉어지는 느낌이 나서 고개를 약간 다른 쪽으로 돌려 딴청을 피운다.

  ‘킨고, 나를 보고 있었던 걸까?’

  사실 오늘 아침은 이상한 꿈을 꾸고 와서, 키산타는 소년이 신경쓰였다. 소년의 얼굴을 하나씩 하나씩, 찬찬히 눈으로 뜯어본다. 꿈에서 보았던, 소년의 자는 모습을 눈여겨보다가, 낡은 미닫이문을 조용히 닫고 그가 깨지 않도록 살금살금 나갔던 자신을. 몰래 몰래 기억해냈다. 뇌리에 남아 있는 얼굴. 오랜만에 듣는 것 같은 친숙한 목소리. 그리운 목소리. 부끄러운 듯이 딴청을 피며 손가락으로 펜을 돌리는 소년의 손가락이 눈을 끌었다. 분명 처음 보는 아이인데, 왜 내 꿈에 먼저 나온 걸까?

  “집은 어느 쪽이야?”

  “. 아마도3단지 쪽이었어.”

  “, 나 그 쪽으로 가는 지름길 아는데. 가르쳐줄게!”

  두 소년은 만난 지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퍽 친해졌다. 바로 옆자리였던 탓도 있지만 알 수 없는 유대감을 느꼈던 게 아닐까. 이상하게도 익숙한 감정이 사이에서 맴돌았다. 분명 오늘 처음 만난 사이였을 텐데, 몇 년 지기 친구를 다시 만난 애틋한 감정이 알싸하게 마음을 후볐다. 말하고 싶지만, 이상한 아이라고 생각하겠지. 내가 어제, 꿈에서 너를 봤다고. 소년들은 고민한다.

  방과 후는 금방 찾아왔다. 하루의 헤어짐 또한 금방 다가와서, 둘은 손을 흔들었다. 아쉽고 찜찜한 마음을 눈빛으로 보내며 내일을 기약했다. 혹시라도 서로를 꿈에서 볼 수 있을까 기대하며 침대에서 눈을 감았다. 샤워를 하고, 양치를 하고, 세수를 한 뒤 잠옷의 단추를 잠가 가며 침대에 털썩 누운 두 소년은, 동시에 생각했다.

  ‘잘 자.’


  드르륵. 아무렇지도 않게 미닫이문을 열어 바깥을 내다본다.

  “킨고. 잘 잤어?”

  “역시 먼저 나와 있었구나.”

  소년들은 손을 흔들었다. 하루에 한 번씩 하는 만남의 인사. 반복되는 날마다 반복하는 행동은 이제 와선 습관이다. 이제 그에게 다가가서 정답게 어깨동무를 하고, 서로 주먹을 살짝 맞대며 키득키득 웃는 생활. 선생님이 부르면, 아이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함께 뛰어 가 오늘의 수업을 듣게 되겠지.

두 소년은 수업이 끝나고 우라우라산을 오르기로 했다. 기분 전환도 하고, 산 탐방도 할 겸. 선생님은 복잡한 산 같은 곳에서 어두울 때도 미리 길을 알고 있다면 길을 잊을 일이 없다고 하셨으니, 그러면 지금부터 길을 외우러 가자! 하고 결정하는 게 소년들의 자연스러운 대화 흐름이었다. 그리고 소년들만의 장점이었다.

  “안 힘들어?”

  “거의 다 올라왔는데 뭘.”

  “, 저기 봐. 인술학원 쪽으로 새가 날아가.”

  눈을 돌리니 인술학원이 보였다. 언젠가는 이 풍경을 밤에 더 자주 보게 되겠지. 아니, 아예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워서 가늠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저쯤에 인술학원이 있었는데. 하고.

  “우리, 커서도 여기서 볼 수 있는 걸까?”

  “학원 말이야?”

  “아니. 우리끼리.”

  “커서 만나자고 약속하면 되지.”

  소년은 눈을 살짝 크게 떴다가 미소지었다. 그럴까. . 그러자.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비밀스러운 약속 같아서 손을 내밀어 새끼손가락을 서로 꼬았다. . . 약속.

  “그런데, 못 만나면 어떻게 해?”

  “그 다음에 만나면 되잖아?”

  천진난만한 대답이다. 하지만 소년은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약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다시 묻는다.

  “그 다음에도 못 만나면?”

  “그 다아아아음에!”

  팔을 활짝 벌려 크게 펼쳤다. 그게 뭐야, 하고 둘은 푸하핫 웃어버린다.

  “백 년 걸리든, 천 년 걸리든!”

  “어떻게 해서라도.”

  만날 거야.


  킨고는 눈을 떴다. 눈물이 흐른다.

  한 가닥.

  한 줄기.


  결국 소년을 만날 수 없었다. 그 아이는 전쟁이 났을 때 미처 피하지 못했고, 눈을 감았다. 약속을 지킬 수가 없었다. 그와 만났지만, 만날 수 없는 그런 상황.

  “키산타?”

  “! 무슨 얘기 중이였어?”

  소년은 키산타가 걱정된다. 방금 전은 자신이 멍하게 있었지만, 이번엔 키산타가 말썽이다. 걱정스러워져서 등을 토닥여주니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밝은 얼굴로 되돌아오며 손사래를 친다. 괜찮은 거겠지. 눈을 살짝 찌푸렸다.

  간혹 둘은 그렇게 멍하니 있기를 반복했다. 그러던 와중에도 킨고는 밀물처럼 흘러들어오는 기억에 퍼뜩 놀라 몸을 떨었다. 키산타의 모습이 눈앞에 보였지만 다가갈 수 없었던 그 날. 신분 차이 때문에 이름만 들을 수밖에 없었던 나날들. 너를 겨우 만나 보디가드로써 지켜 냈지만 총에 맞아 쓰러진 너를 안고 펑펑 울었던 그런 날도.

  킨고는 어느 샌가 깨달았다. 이건 자신의 상상이 아니었다. 꿈도 아니었다. 자신이 생각해냈던 모든 것들은 사실 전부 자신이 겪었던 일인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생생하고 절절하게 슬픔이 전해져 올 리가 있겠는가. 혼자 방에 앉아서 몇 번 손을 쥐락펴락하면 키산타의 차가워지는 손을 잡고 열렬히 그에게 죽지 말라 소리쳤던 때도 기억나서 울음이 복받쳐온다.

  그래. 드디어. 그와 얼굴을 맞대고 제대로 된 친구가 될 날이 온 것이다. 그리고 킨고는 결심했다. 이것을 소년에게 말하겠노라. 우리들이 다시 만나자 했던 약속. 그 약속을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지켰다고 선언할 날이 왔노라고.

  “키산타. 집에 같이 갈래?”

  “그럴까?”

  넌지시 묻자, 키산타는 발랄하게 대답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어보인 소년의 속은 점점 타들어간다. , 이제 자리는 마련되었다. 이곳에서 어떻게 이야기를 진행시킬지는 자신의 몫이다. 이 소년이 자신의 말을 믿어줄까? 이상하다고, 더 이상 가까이 하기 싫다고 말한다면 어떡하지. 속으로 발을 동동 굴렀다. 가방 안에 필통과 교과서들을 전부 챙겨 넣고 학교를 나서면서도 무슨 말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킨고, 기분이 안 좋아 보여.”

  “으응?”

  눈을 둥그렇게 뜨고 소년은 키산타를 바라보았다. , 그렇게 보였구나. 같이 가자고 먼저 말을 꺼낸 건 이쪽인데. 괜스레 미안해진다. 걱정해준 걸까. 헤헤. 실없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냥. 키산타, 너한테 말할 게 있었는데. 조금 더 있다가.”

  그리고 미루었다. 몇 시간이라도 미루려고 했다. 입 바깥으로 꺼낸다는 것이 지극히도 무서워져서. 그 누구도 믿어주지 않는다는 가정은 끝없이 안쪽으로 엄습해왔다. 긴장이 된다. 식은땀은 마르질 않는다. 이미 저질러졌는데. 이제 진행만, 내가 생각한 대로 진행만 하면 되는데.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눈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이리저리 옮겨댄다.

  “말하려던 게 뭐야? 킨고.”

  키산타가 걸음을 멈췄다. 몇 걸음 더 걷다가, 킨고도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지금은 말하기 곤란한 거야?”

  곧은 키산타의 시선이 킨고의 얼굴에 박혔다. 도저히 그 눈길을 떨쳐낼 수 없어서, 소년은 침을 꿀꺽 삼켰다. 입을 벙긋벙긋, 하다가, 이를 꽉 깨물었다. 아직 긴장이 돼서.

  “곤란한 건 아니지만, 준비가 안 됐어.”

  “준비.”

  침묵. 그리고 또 침묵. 물론 몇 분은 안 되었지만, 둘의 시간은 마치 두 시간 정도를 아무 말 없이 서 있었던 것 같았다.

  “킨고.”

  대답하지 않았다. 소년은 키산타가 화가 나진 않았을지, 걱정했다.

  “저기 봐.”

  키산타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쪽으로 시선만을 돌렸다. 아직까지도 소년은 걱정했다.


  “학교 쪽으로, 새가 날아가.”

  “……….”

  하늘에 새는 없었다.


  갑자기, 코끝이 찡해진다.

  “키산타.”

  “.”

  “우리, 커서도 여기서 볼 수 있는 걸까?”

  “학교 말이야?”

  아. 이 대화.

  “아니. 우리끼리.”

  익숙해서.

  “커서 만나자고 약속하면 되지.”

  너무 익숙해서.

  “키산타.”

  “.”

  키산타는 웃어주었다. 불안해하는 소년에게.

  “천 년을 넘어서, 널 만나러 왔어.”

  그리고, 킨고는 웃는 소년에게 웃어주었다.

  ….

  손을 잡았다.

  드디어.

  “. 너를 만났어.”



  소년의 눈 끝에, 눈물이 맺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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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D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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